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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정확히 예측 못하는 한 가지 이유는 그들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거룩하고, 더 친절하며, 도덕적인 행위를 할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행동을 예측할 때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때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 할 때, 우리는 흔히 사람들이 과거에 한 행동을 반복해서 보아온 경험에 의존한다. 우리 자신의 행동을 예견할 때는 주로 자신의 성격에 대한 ‘내부정보’(타인의 의식 속에 심어진 실증적 정보가 아니라, 추상적인 정보 - 나는 다른 사람을 즐겨 돕고자 하는 친절한 존재이다)에 의존한다.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 사람들의 내부 정보는 그들의 성격에 대한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며, 완벽하게 정확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즉, 실제적으로는 일상에서 친절한 행동을 하는 것을 아무도 본 사람도 없고, 그런 사실도 없으며,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도 본인은 꿋꿋하게 ‘나는 친절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선 당연히 이렇게 할 것이라고 혼자서 주장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그렇게나 잘 모르는 이유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지식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의 원인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는 그런 감정이나 행동이 적응 무의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지식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내면을 살피는 자기성찰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살피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심리학자가 내면이 아닌 행동을 강조하는 것이 좀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윌슨 교수의 깨달음은 단호하다. “두 번 다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례 :


- 극도의 동성애 공포증을 보이는 사람들이 실은 동성애 욕망을 억누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연구원들이 동성애 공포증을 강하게 보인 대학생과 그렇지 않은 대학생을 모았다. 그들에게 이성간의 섹스와 레즈비언간의 섹스, 남자 동성애자 간의 섹스비디오를 보여주었다. 그 결과 동성애 공포증을 강하게 보인 사람들이 남자 동성애자들의 섹스 비디오를 보면서 발기현상을 강하게 보였다. 의식적으로는 동성애 공포증을 보였지만 무의식에서는 그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 수술을 받고 있는 환자에게 빨리 회복할 것이라는 암시를 줄 경우, 그런 암시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병원에 입원하는 기간이 더 짧아진다. 그 환자들이 마취 상태에 있어서 자신에게 하는 말을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자기성찰이 자기계발로 좋은 방법이 아닌 예>


- 애인을 두고 있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지금처럼 이어지고 있는 이유를 적고, 둘의 관계가 얼마나 행복한지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이 대학생들은 그런 이유를 분석하지 않았던 학생들에 비해 연인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경향을 더 강하게 보였다. 일부는 더 행복감을 느꼈고, 일부는 행복감을 덜 느꼈다. 연구 대상이 되었을 당시 애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긍정적인 이유를 먼저 떠올리면 좋은 쪽으로, 부정적인 이유를 먼저 떠올리면 부정적인 쪽으로 흘렀다. 
사람들은 한 번 그 이유를 떠올리면 그것에 맞춰 자신의 태도를 바꾸려 하고, 그런 뒤에는 새로운 태도에 고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도 적응 무의식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내놓는 이유에 대해 너무나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 때문에 자신의 감정이 본인 스스로 내놓은 이유와 맞아 떨어진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어떤 사람이 데이트 상대가 재미없는 이유를 몇 가지 떠올리게 될 경우 그 사람은 자신이 애인을 그 전만큼 사랑하지 않는다고 추론한다. 달리 말하면 100% 믿어서는 곤란한 이유들을 근거로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꾸며낸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생각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가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적응 무의식을 세련되게 가꾸는 방법은?

- 괴테는 “길게 숙고하는 사람은 결코 최선의 것을 선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어떤 결정을 할 때 장단점을 쭉 나열하고 며칠씩 숙고하라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가르침과는 상반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중요한 것은 건전한 정보에 바탕을 둔 본능적 감정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정보를 수집하고, 그런 뒤에는 그 감정을 지나치게 분석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 각자가 되고자 노력하는 그 인물처럼 신중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그 행동은 훗날 적응 무의식으로 굳어진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과 공명한다. “사람은 먼저 미덕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미덕을 익히고, 공정한 행위를 실천함으로써 공명정대한 존재가 되고, 자제를 실천함으로써 자제심을 발휘하는 존재가 되고, 용기 있는 행동을 수행함으로써 용기 있는 사람이 된다.”


*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지나치게 분석하지 말고 내가 어떤 상황에서 하는 행동을 잘 관찰하자 ~ 감정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나는 내가 낯설다
국내도서>인문
저자 : 티모시 윌슨 / 진성록역
출판 : 부글북스 2007.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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